러시아 소유즈 우주선에 누가 고의로 구멍을 뚫었나?


지난 8월 28일 국제우주정거장 ISS에서 큰 소동이 벌어졌다. 국제우주정거장 ISS 내부의 압력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현상이 포착된 것이다. 상황이 긴박하다는 것을 눈치챈 6명의 우주인들은 ISS 내부의 산소 유출지점을 수색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지난 6월 도킹 된 러시아 우주선 소유즈 MS-09 내부에 구멍 2개가 발견됐다. 발견된 구멍 크기만 직경 2㎜로 매우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만약 구멍을 일찍 발견하지 못했다면 ISS 내부 산소 수치가 수십일 내 급격히 떨어지면서 우주인들의 생명을 크게 위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우주인들은 구멍의 원인이 소형 유성체에서 떨어져 나온 운석 충돌로 인한 것으로 추정했다. 그런데 조사 도중 내부에서 구멍이 뚫렸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미국과 러시아 양국이 발칵 뒤집히고 말았다.


특히 러시아 측은 구멍의 내부 표면을 정밀히 조사한 결과 드릴이 비껴간 흔적이 명백하다며 우주선 내부에서 영향이 가해진 것 같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즉 누군가가 고의로 구멍을 뚫어 선체를 훼손했다고 본 것이다.



이어 러시아는 그 범인으로 미국 우주인들 지목했다. 또한 이 내용을 자국 언론에 고의로 흘렸다. 러시아의 한 매체는 이 내용을 특종으로 보도했고 결국 미국과 러시아간의 갈등을 증폭실킬 만큼 일파만파 사건이 커져 버렸다.


그렇다면 왜 러시아는 우주선에 고의로 구멍을 낸 범인으로 미국 우주인들을 꼽은 것일까? 그 이유는 이러했다.



미국 우주인들이 병이 난 동료를 지구로 조기 귀환시키기 위한 명분을 만들기 위해서였다는 것이다. 즉 ISS 내부 공기가 유출되는 사고가 나도록 소유스 우주선에 드릴로 구멍을 내게 되면 산소가 줄어들게 되고 긴급상황이 발생하면서 본래 일정보다 빨리 다음 우주선인 '소유즈 MS-10' 우주선이 ISS 국제우주정거장에 도착하도록 노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러시아 측의 이런 주장에 대해 ISS 사령관 앤드루 퓨스텔은 미 ABC방송과의 우주 인터뷰에서 "이번 구멍 사건은 우리 승무원들과 아무 관련이 없다"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결국 러시아의 의심병에 우주에서 마녀사냥까지 벌어지면서 우주 공간에서만큼은 우호적이었던 미국과 러시아 관계가 결정적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는 우려까지 쏟아지면서 러시아가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이 논란을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그런데 9월 14일 또다시 우주선 벽 내부에서 또 다른 드릴 흔적이 발견되면서 큰 충격을 주었다. 이번에 발견된 드릴 흔적은 우주선의 거주 캡슐 내부 벽뿐 아니라 외부에서 우주선을 감싸는 선체 벽 중간의 운석 방어막에서도 구멍이 나 있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구멍이 여러 개 동시다발적으로 발견되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다른 주장이 등장했다. 우주인 가운데 누군가 고의로 구멍을 뚫었다면 ISS 내부 공기가 급속히 유출되는 게 논리적인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즉 이것만 놓고 봐도 우주선 구멍 사건의 주범이 ISS에 탑승해 있는 우주인들일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것이다.


이어 전문가들은 우주로 발사되기 전 '소유스 MS-09' 자체에 결함이 있었던 것으로 추측했다.



그 예로 지상에서 조립과 제작 또는 시험과 점검을 거치는 과정에서 작업자의 실수로 우주선에 구멍이 일부 발생했고 이 구멍을 막기 위해 밀폐제를 썼지만, 이 밀폐제가 우주에서 녹으면서 공기 유출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주장 역시 우주 강국 러시아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라는 점에서 인정될 가능성은 없다는 반응이다.



이런 가운데 10월 4일 ISS에 머물고 있던 러시아 우주인 올렉 아르툐미예프, 미국 우주인 리처드 아널드, 앤드루 포이스텔 3명의 우주인이 '소유스 MS-08' 귀환 캡슐을 타고 지구로 안전하게 귀환했다.



현재 러시아와 미국은 공기 유출이 일어난 사고에 대해 귀환한 우주인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ISS에는 미국, 러시아, 독일 우주인이 각각 1명씩 남아 있는 상태다.




그런데 설상가상 지난 10월 11일 또다시 큰 사건이 터지고 말았다. 우주인을 태우고 우주정거장에 난 구멍을 조사하러 가던 러시아의 '소유즈 MS-10' 우주선이 발사 2분45초만에 2단 로켓 엔진 고장으로 추락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다행히 탑승 중이던 승무원들은 비상 탈출로 구조돼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이번 사건의 범인을 찾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소유즈 우주선 다음 발사 날짜는 12월 3일 잡혀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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